‘인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요즘 51년의 역사를 이어온 동아리 ‘불교학생회’(이명규 지도교수(문헌정보))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교학생회 인원이 줄어 활동할 수 없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보고 안타까워하던 불교학생회 동문회(동문회)가 나섰다. 한달에 한번 보성 대원사로 떠나는 무료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불교’를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조강철 동문회장(농업경제·76)은 “130여명의 동문들이 불교를 알리고, 불교학생회를 살리기 위해 템플스테이 참가비와 차량을 지원 한다”며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쇠퇴하고 있는 불교학생회를 다시 부활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기공체조, 명상, 스님과의 다담, 죽음준비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대원사 템플스테이. 조 회장은 “대원사는 깊은 천봉산 백제고찰 자체의 풍광에 반하는 곳이다”며 “현장 스님과 함께 진짜 자신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조 회장이 대학생들에게 불교를 전하는 이유는 하나다. ‘내가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불교에서 찾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는 “취업·진로 위주의 교육을 받으며 학교에서도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배울 수 없다”며 “불교에서는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듬뿍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학생 시절 불교학생회에서의 활동이 내 인생의 가치관을 만들어줬다”며 “선배들과 곡차를 마시며 들었던 이야기들이 나에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불교학생회를 알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템플스테이 홍보를 위해 붙인 플래카드는 뜯어지기 일쑤고, 무료로 진행하다 보니 신청만 하고 오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하지만 동문회에서는 앞으로도 매달 둘째주 토요일에 대원사 템플스테이로 떠날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할 생각이다. 불교철학을 함께 나누고 싶기 때문이다.

“불교는 이상적이고 고리타분하지 않다”는 조 회장. 그는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힘을 얻을 것이다”며 “불교학생회도 현실적인 측면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는 기자에게도 템플스테이를 권했다. “절에서의 시간을 경험해 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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