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1호 정책인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난관에 부딪혔다. ‘기회의 평등’, ‘정당한 차별’이라는 담론 앞에서 말이다. 누구나 정규직 노동자와 비정규직 노동자의 과도한 임금 격차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반면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시도가 자신의 조직에서 이루어질 경우에는 반발한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던 임용시험 준비생 집회가 그 예다. 하지만 그런 반발을 집단 이기주의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다. 문제는 경비 절감을 위해 간접 고용과 비정규직 채용을 남발하도록 만든 사회 구조에 있다.

지난해 최대 화두였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논쟁을 바라보면서 과연 시험만이 한 사람의 능력을 재단하는 마지노선일까 의문이 들었다. 시험에 성공한 자가 다시 불공정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더 나아가 차별의 피해자를 게으른 사람으로 비난하는 체계. 승자 독식 체계.

경쟁적 시험은 채용과 승진을 위한 평가 방법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그것만이 절대적인 방법이 된 것 같다. 채용과 승진에서 평소의 업적과 자질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돈 그리고 비용이 필요하다. 지금까지는 합리적 평가를 위한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간접 고용과 비정규직 채용 남발로 경비 절감을 해왔다. 2018년에는 능력의 논리에 지배됐던 과거와 작별하고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꿔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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