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시험도 못 보나요?…5개 어학시험 응시료 평균 약 11만원
▲ 삽화=허진서 객원기자
토익 ‘갑질 규정’ 논란이 커지면서 일부 규정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비싼 어학시험 응시료가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5개 어학시험(토익, 한어수평고시, 일본어 능력시험, 독일어 능력시험, 프랑스어 능력시험)의 응시료는 평균 약 11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익 ‘갑질’ 논란

최근 한국 토익 시험 대행사인 YBM이 높은 토익 성적을 요구받는 취업 준비생들의 처지를 이용해 갑질을 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 논란이 일어났다. 토익 규정을 ‘갑질 규정’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개선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동의를 표했다. 청원 게시자는 터무니없이 비싼 토익 응시료와 늦은 성적 발표 시기 등을 지적했다. 이에 YBM 측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연 2회 토익 무료 응시 기회를 주고 다음 회차 토익 시험 접수 전에 토익 성적을 발표하는 등 규정 일부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근본적 해결책 없어 여전히 비싼 응시료 ‘부담’

토익 규정에 관한 많은 불만이 표출되면서 시험 규정은 일부 개선됐지만 응시료 인하 등의 직접적인 해결책이 없어 여전히 어학시험 응시료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현재 토익 시험 응시료는 4만4천500원이며 특별 추가접수기간에는 4만8천9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비싼 응시료는 비단 토익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 한어수평고시(HSK)의 경우 가장 높은 급수인 6급 응시료가 9만8천원으로 10만원에 다다른다. 일본어 능력시험(JLPT)은 최고 급수 응시료가 4만8천원이며 추가접수기간에는 1만원을 추가로 지불해야한다. 이외에도 독일어 능력시험(ZD)과 프랑스어 능력시험(DELF) 역시 각각 최대 46만원과 22만원의 비싼 가격을 요구한다. 이는 자격증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학원 등록과 각종 인터넷 강의 결제, 자격증 교재 구입 등에 많은 비용을 지불한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가격이다. 소서현 씨(일어일문·17)는 “어학시험을 준비할 때 보통 학원과 인터넷 강의에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며 “비싼 응시료까지 더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싼 응시료 내고 시험 치렀지만… 발목 잡는 유효기간

시험을 합격한 후에도 시험 준비 비용과 비싼 자격증 응시료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자격증에는 2년의 유효기간이 존재한다. 때문에 유효기간이 지나 성적을 갱신하기 위해서는 2년마다 비싼 응시료를 다시 내고 시험을 치러야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어학성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은 비싼 응시료를 지불하며 2년마다 시험을 치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시원 씨(경영·15)는 “유효기간이 지나 갱신을 해야 할 경우 다시 비싼 응시료를 내는 것이 부담일 것 같다.”며 “하지만 이미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도 취업을 위해 다시 한 번 비싼 응시료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