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대학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략적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가운데 베트남 지역 대학과 교류는 눈에 띈다. 지난해 11월 우리 대학은 베트남 테이응웬(Tay Ngyuen)대학과 교류·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CNU 테이응웬 한국어문화센터’를 개소했다. 또한 MOU를 계기로 전남대학교 총동창회는 ‘베트남 동문회’를 결성하여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와 교육 분야 교류를 점차 증진시키고 있다. 이에 신문방송사에서는 전남대학교 ‘홍보대사’ 역할을 함은 물론 두 나라의 우호증진에 노력하고 있는 베트남 동문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들을 만나 ‘전남대에서 생활했던 그때 모습, 한국-베트남 교류 및 앞으로 발전방안 등’의 질문의 답을 들어보았다.
 

■호찌민 동창회장 Nguyễn Thanh Hải 동문

“한국은 저에게 기회의 땅입니다”

 

소중한 인연은 때때로 순간의 선택으로 맺어진다. 우리 대학에 진학하고자 무작정 광주를 찾아온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호찌민 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Nguyễn Thanh Hải(응우엔 탄 하이) 동문(09·기계공학)을 만나고자, ‘아픔을 딛고 미래로 향하는 나라’ 베트남으로 향했다.


응우엔 동문과 우리 대학의 첫 만남은 특별했다. 그는 “영남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지만, 전공을 바꾸어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싶었다.”며 “타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중, 전남대에서 공부하던 친구와 연락이 닿아 무작정 광주로 새로운 도전을 떠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09년 박사과정에 정식 입학한 응우엔 동문에게 우리 대학은 ‘기회의 땅’이었다. 그는 “20년도 넘은 낡은 장비를 사용하는 베트남과는 달리, 전남대는 훌륭한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 다양한 실험이나 연구가 가능했다.”며 “친구처럼 가깝게 대해주신 교수님들과, 교내에 위치한 산학협력단이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고 떠올렸다.


반대로 베트남은 학문 연구를 위한 환경이 열악하단 것이 응우엔 동문의 설명이다. 그는 “온전히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한국관 달리, 베트남은 대부분의 박사과정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어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생활여건 외에도, 연구 프로젝트를 따거나 유지할 예산도 차이가 있어, 기회를 찾아 한국 등의 나라로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은 현실이다.”고 역설했다.


호찌민 동창회장으로써 그의 목표는 확연하다. 응우엔 동문은 “한국과 전남대를 통해 많은 기회를 얻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음을 알려주고 싶다”며 “동창들은 물론,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의 기업, 대학들과 지속적으로 폭넓게 교류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할 것이다.”고 전했다.

 

■호찌민 과학대학교 교수 Trần Anh Tuấn 동문

“내 인생에 많은 변화를 주었던 전남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뚜안입니다.” 기억하는 한국말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Trần Anh Tuấn(쩐 안 뚜안) 동문(전자컴퓨터공학·11)은 어눌하지만 환하게 미소 지으며 답했다. 우리 대학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교수가 되겠다는 쩐 동문을 <전대신문>이 만나보았다.

베트남에서 공부하던 쩐 동문은 당시 지도 교수님의 추천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다. 그는 “당시 한국과 자주 교류하시던 지도 교수님께서, 나를 가장 훌륭하고 어린 제자라며 전남대 김진영 교수님께 추천해주셨다.”며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주저 없이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쩐 동문은 한국 생활이 그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고 말한다. 그는 “수업 외에 교수와 학생 간 교류가 적은 베트남과는 달리, 전남대는 교수와 연구에 대한 회의도 많고, 혼자서 공부하고 연구할 기회도 많아 큰 도움이 되었다.”며 “특히 회의 이후에 식사를 함께하며 학생들의 인생에 대한 걱정이나 고민을 친근하게 들어주던 김진영 교수는 학문 외에도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은사님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현재 호찌민 과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쩐 동문의 목표는 학생들과 소통하며 열린 자세를 갖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그는 “수직적으로 학문을 가르치기만 하는 기존의 베트남 대학교 교수들과는 다른 교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주고, 학생들이 난관에 봉착했을 때 약간의 도움을 주어 끝내 문제를 해결해내게끔 지도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먼 미래에는 뜻이 맞는 제자들과 함께 AI(인공지능)을 연구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싶다.”며 작은 바람을 밝혔다.

■호찌민 기술대학교 교수 Trần Tuấn Anh 동문

“전남대에서의 추억, 잊지 못할 것”

 

 

학문에 대한 갈망 하나로 한국 유학길에 올랐던 베트남인이 있다. 바로 호찌민 기술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Trần Tuấn Anh(쩐 뚜안 안) 동문(전자컴퓨터공학·14)이다.

프랑스 대학을 졸업한 전공한 쩐 동문이 또다시 유학을 떠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학부시절 수학을 전공했던 그는 “순수학문에 대한 지루함을 느껴, 기존의 지식을 응용해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싶었다.”며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전남대는 어떤 학교인지 거의 몰랐지만, 컴퓨터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공부한다는 설렘 하나만으로 유학을 떠났었다.”고 회상했다.


고향을 떠나온 쩐 동문은 한국을 ‘같으면서도 다른 나라’라고 표현한다. 그는 “한국은 베트남과 문화가 비슷해 적응에 큰 어려움이 없었고, 의료나 교통, 예술 등 모든 면에서 살기 좋은 나라였다.”며 “한번은 경찰관에게 길을 물었는데, 영어가 서툴렀지만 최선을 다해 도와주려는 모습에 한국인들의 친절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쉽지 않았지만, 한국과 우리 대학을 통해 자신이 많이 발전했다고 쩐 동문은 말했다. 그는 “박사과정 수료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지도교수였던 김수형 교수님께서 내 전공이었던 수학을 컴퓨터공학에 적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셔서 해낼 수 있었다.”며 “교수님의 지도를 통해 연구 능력을 향상하고, 깊이 있는 전공지식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함께 “교수님께서 자신의 첫 외국인 박사과정 제자라며 자랑스러워 해주신 기억이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대학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답변을 이어갔다. 쩐 동문은 “사진기로 악보를 찍으면, 스마트폰이 직접 연주하는 프로젝트를 삼성전자와 함께 했다.”며 “비록 끝까지 참여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지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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