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주 씨(일어일문·16)는 주어진 모든 일을 마치고 좋아하는 영화를 볼 때 가장 행복하다. 맥주 한 캔과 과자 한 봉지 그리고 좋아하는 영화만 있으면 하루 일과 중의 스트레스는 자동으로 잊힌다.

#이지환 씨(지역바이오시스템공학·15)는 방에 굴러다니는 동전을 모아 동전노래방에 가는 걸 좋아한다. 비교적 작은 돈으로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어 행복하다.
 
소소하지만 확실하게 행복할래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이 2018년 행복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다.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에서 처음 소개된 개념이다. 하루키는 ‘랑겔 한스섬의 하루’라는 수필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새로 산 정갈한 향의 셔츠를 입는 것, 부스럭 소리를 내며 고양이가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소확행이라고 표현했다.

소확행의 방식은 다양하다. 좋아하는 친구와 가지는 술자리, 좋아하는 연예인 영상보기 등이 그 예시다. 인스타그램에 ‘#소확행’을 검색하면 3만여 건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나오는데, 퇴근길 길에서 산 꽃다발, 예쁜 카페에서 찍은 커피처럼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소소한 행복들이 대부분이다.

소확행의 배경에는?
지난달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4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5.1%가 ‘소확행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행복감을 얻을 수 있어서’, ‘가끔 오는 큰 행복보다 자주 오는 작은 행복이 만족감이 더 크기 때문에’ 등이 소확행에 공감하는 이유였다. 전혜영 씨(경제·16)는 “유튜브에서 좋아하는 연예인 영상을 보는 게 나의 소소한 행복이다.”며 “최근 들어 YOLO 열풍이 일어나는 등 스스로 만족을 느끼는 삶의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키의 ‘소확행’은 일본의 1980년대 경제 붕괴로 인한 경제 침체시기에 힘들게 보냈던 경험을 토대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얻고자 하는 심리를 담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소확행 열풍의 배경으로 저상장 속 깊어가는 박탈감, 자존감 상실 등 암울한 사회 분위기에서 느끼는 불안을 극복하기 위한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한규석 교수(심리)는 “소확행 열풍을 통해 행복에 대한 기준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제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현재를 인내하기보다는 일상 속 마주치는 행복에 집중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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