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은 감성이 부족하다? 여기 그 편견을 깨는 사람이 있다. 바로 2017년 시 전문지인 포엠포엠을 통해 등단한 공대생 시인 최류빈 씨(생물공학.12)가 그 주인공이다. 공대생인 최 씨가 처음 문학을 접한 장소는 다름 아닌 군대였다. 군복무 기간 중 문학동아리 활동은 제대 후 시인이 되기로 다짐한 기회가 됐다.
공대생이기에 주변에 조언을 해줄 멘토가 없어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애정으로 환경을 극복했다는 최 씨는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당당히 입상했다. 그는 “항상 가족보다 앞장서 풍파를 겪는 세상의 모든 아버지를 표현한 ‘양각’이라는 시로 상을 수상했다.”며 “수상 후 아버지께 시를 보여드렸더니 평소 무뚝뚝하시던 아버지가 시를 SNS 프로필 사진으로 올리셨다.”고 뿌듯해 했다.
화려한 기교보다 진솔한 감정이 깃들어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답하는 최 씨에게서는 확고한 철학이 느껴진다. 그는 “순수 문학만을 강조하는 교과서풍 시를 억지로 접하다보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기 쉽다.”며 “시에 관심이 생겼다면 SNS 시나 단문 시로 쉽게 시를 접한 후 점차 넓혀 나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종이와 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영감을 떠올리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시의 매력이라는 최 씨의 꿈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는 시인이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시는 힘든 사람에게 위로를 준다.”며 “내 이야기가 담긴 양각이라는 시로 아버지와 가까워졌듯이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국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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