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를 바라보면 아름답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여기저기 아픈 꽃 피어 있다

여백 없는 사람들과 철쭉꽃
꽃은 간데없고 색들만 어지럽다
시집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중에서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기쁘고 행복한 일들을 찾기도 바쁘다. 반면 김완 시인의 이번 시집은 바쁜 일상에서 발견하지 못했던, 어쩌면 무거울 수 있는 인간의 비애, 고통, 상실을 담아내고 있다.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면 아픈 역사, 잊지 못할 슬픔을 간직한 채 기억 저편으로 스러져 가는 일들이 존재한다. 그 고통을 포용함으로써 쓰디 쓴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표현은 작품을 읽은 후에도 긴 여운을 남긴다.
 
김완 시인은 작품을 열기에 앞서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지만 개구쟁이의 얼굴을 한 햇귀처럼 환한 서정시를 쓰고 싶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의 사망,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가슴 아픈 현대사를 마주하면서 그는 고통에 신음하는 모든 사람에 대한 미안함을 시에 담았다. 지나간 시간의 고통과 상처가 우리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남아있는지 이 시집을 읽으며 되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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