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언론이 위기이다. 주간으로 발행되던 전대신문이격주간이 되더니 이제 학기 중 년 10회 발행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방송 역시 방송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영자지는 계간으로 발행된 지 오래이다. 사실 스마트폰만 열면 온 세상 온갖 것과 연결되는 시대에 시공간에 제약을 받는 신문, 방송과 같은 올드미디어는 더 이상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줄어드는 독자층은 예산 감축의명분이 되고, 이는 대학언론의 질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한다.

대학의 공론장이 황폐화되면서 제대로 된 학내 의사소통을 찾아보기 어렵다. 학내각종 게시판은 홍보성 글이 넘쳐난다. 대학 홈페이지에 홍보는 있어도 공유와 숙의는 없다. 타인을 존중하고 그의 말을 경청하는 문화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건전한 비판마저도 사적인 비난으로 매도당하기 일쑤이다.

구성원들의 관심이 오프라인 매체에서 온라인 매체로 바뀌었다고 해서 민주주의에서 언론의 역할이 달라진 것은 없다. 오늘날 저널리즘에서 소셜미디어가 각광을 받는 것도 그것이 개방·참여·공유라는 민주주의의 본질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위에 있다. 이제라도 대학언론은 대학 여론의형성과 수렴을 위한 공론장Public Sphere)역할을 복원해야 한다.

대학언론의 공론장 회복을 위해서는 우 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대학 언 론 은 아 마 추 어 리 즘(amateurism)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현재 우리 대학언론에 참여하는 대학생 기자들은 1~2학년 학생들이 대부분이며 인원도 10명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결국 대학생 기자들이취재 열정이 아무리 높다 해도 그들이 감당해 낼 수 있는 정보의 내용과 질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대학에는 학생들의 아마추어리즘을 보강하고도 남을 만큼 고급 집필진이 풍부하다. 이들을 활용하면 현안에 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이나 뛰어난 학술적 성과와 같은 높은 수준의 기사를 얼마든지 담아낼 수 있다. 과거대학신문들에 실린 대학 명사들의 글이나 연구내용을 보며 즐거움을 누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빈약한 인력과 예산으로는 기고를 부탁하려 해도 적절한 주제나 필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한때 대학언론이 학생운동의 선봉대 노릇을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기자에 대한혜택이나 복지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지만 사명감을 지닌 학생기자들이 넘쳐났다. 이젠 그때처럼 특정한 사명감을 지닌 기자를 찾기는 어렵다. 청년실업난에 허덕이는 시대에 아무런 보장도 없는 열악한 대학언론에 봉사할 학생들은 갈수록 줄어든다. 반대로 본격적인 멀티 플랫폼 시대가 열리면서 이용자들의 욕구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서비스와 이를 위한 인력이 필수적이다. 대학 당국의 대학언론의 역할과 사명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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