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와 목련을 시작으로 지난달 20일부터 개나리와 벚꽃 등 봄꽃이 우리 대학에 만개했다. 캠퍼스가 형형색색으로 변함에 따라 캠퍼스의 소리풍경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봄의 모습을 담으려 열심히 움직이는 카메라의 셔터소리,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하하 호호’ 웃는 소리는 봄을 마주한 사람들의 설레는 마음을 전달한다. 바람이 불어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꽃잎에 ‘우와’하는 탄성도 귓가에 닿는다.

정문부터 벚꽃길이 펼쳐진 여수캠퍼스도 꽃구경을 하는 학생과 지역민으로 왁자지껄하다. 무수한 벚꽃나무 덕에 어느 곳에서 찍던 ‘인생 샷’을 찍을 수 있어 사진 셔터 누르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 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의 소운동장에는 도시락을 먹으며 수다를 떠는 학생들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벚꽃 나무가 심어져있는 후문 느티나무길과 민주마루 앞 잔디밭은 돗자리를 펴고 자리 잡은 학생들과 시민들로 가득하다. 특히 지난 4월 첫째 주 주말에는 시민들에게 캠퍼스를 무료 개방해 더욱 인산인해를 이뤘다. 아이들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와 사진을 찍으려 ‘저기 좀 서보라’는 목소리로 캠퍼스가 가득 찼다. ‘후후’하고 비눗방울을 부는 소리와 ‘팡팡’거리며 공차는 소리는 꽃놀이에 흥을 더한다.

점심시간이 되면 싸온 도시락을 꺼내는 달그락 소리와 음식을 먹는 소리가 들린다.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소리도 빠지지 않는다. 꽃놀이의 소리풍경은 꽃이 필 때 들렸다가 꽃이 지면 사라진다. 꽃의 생태와 소리풍경은 함께한다.

우리 대학의 꽃놀이 소리풍경은 최근에야 만들어졌다. 개교 당시만 해도 캠퍼스는 나무 한 그루 찾기 어려운 허허벌판이었다. 대부분 부지가 논밭이었고 후문에는 과수원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들판 한가운데 건물을 짓고 길을 만들며 나무와 꽃을 하나씩 심다보니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빨리 자라는 종으로 심다보니 현재 캠퍼스에 심어져 있는 수목은 플라타너스나 중국단풍 등 외래종이 많다.

1980년부터 1990년대는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한 학생들의 시위소리와 최루탄 터지는 소리로 꽃놀이를 하는 소리는 들을 수 없었다. 꽃놀이를 즐기는 소리는 2000년대 들어 사회가 안정되자 들리기 시작했다. 사회의 흐름에 따라 캠퍼스에 존재하는 소리풍경도 바뀌어 온 것이다.

2016년 기준 수목원을 제외하고 캠퍼스에 현존하는 수목은 총 469분류군이다. 교목이 52.9%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관목이 28%, 아교목이 13.7%, 초화류가 3.75%로 뒤를 잇는다. 다양한 수목으로 이뤄진 우리 캠퍼스는 하나의 생태계다. 무등산, 극락강 등 광주 내 산과 강을 이으며 생태적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4월이 지나 날이 따뜻해지고 꽃이 지면, 꽃놀이 소리는 내년 이맘때가 돌아와야 들을 수 있다. 오는 주말이라도 돗자리를 들고 꽃나무 밑에 잠시 앉아있어 보는 건 어떨까? 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소리를 비롯해, 조금 더 귀를 기울이면 꽃을 찾아 윙윙거리는 벌들의 날개짓 소리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바쁜 일상 속 쉼터를 제공해주고 동물들의 서식지를 제공해주는 여기는 광주의 센트럴파크, ‘전트럴파크’다. 
저작권자 © 전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