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영어B 강의가 진행 중인 모습
영어와 한국어를 함께 사용하는 영어B 강의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 진행되는 수업에 오히려 학습이 방해된다는 지적이다.

영어 강의는 외국인 학생의 강의 이해를 돕고 우리 대학 학생들의 언어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2004년 우리 대학에 처음 도입됐다. 수업 구성이 모두 영어인 영어A 강의와 달리 영어B 강의는 수업의 일부만 영어로 구성된다. 영어와 한국어 사용 비중은 교수 재량이다.

이번 학기 영어B 강의를 수강 중이라는 최형기 씨(식품영양과학·15)는 “강의는 한국어인데 수업자료는 영어라서 강의 중 이해하지 못한 내용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조현우 씨(식품영양과학·18)는 “강의하는 언어와 수업자료에 쓰인 언어가 다르다 보니 자료보단 강의 내용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언어 역량 강화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수현 씨(자율전공·18)는 “영어 자료는 번역기로 쉽게 번역할 수 있어 영어 실력 향상을 돕는지는 의문이다”며 “수업 자료가 영어인 점 외에는 한국어 강의와 차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것은 학생뿐만 아니다. 영어B 강의를 하고 있는 이동현 교수(생물)는 “모든 요소가 영어인 영어A 강의의 불편한 점을 대체하기 위해 영어B 강의를 진행하지만 학생들의 언어 역량 발전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영어B 강의는 영어A 강의에 비해 외국인 학생들에게도 메리트가 적다”고 말했다.

영어B 강의가 취지에 맞는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염민호 교수(교육)는 “학생들이 영어를 접할 기회를 늘려 언어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고 싶다면 토론과 발표를 영어로 진행하는 등 수업 방식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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