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발길이 닿은 장소는 ‘마래 2터널’이었다. 이 터널은 1926년 일제 강점기 때 강제노역에 끌려온 사람들이 망치와 정만을 이용하여 뚫고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암반터널이다.

마래 2터널을 지나면 만성리 학살지와 그들을 기리기 위한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 가 바로 마주해있다. 이곳 만성리는 부역 혐의자로 잡혀 있던 중앙 초등학교 수용자 민간인 수백 명이 죽음을 당한 곳이다. 당시 사망한 수백 명의희생자는 어떠한 장례 절차도없이 쓸쓸하게 흙과 돌로 암매장되었다고 전해진다.

위령비에서 언덕을 조금만 오르면 조촐한 묘지와 함께 ‘형제묘’라는 묘비가 보인다. 이 묘는 만성리의 학살로 생을마감한 희생자들을 합동으로모신 묘인데, 당시 100여 명이상의 마을 주민이 부역 혐의자로 몰려 1949년 1월 3일 어떠한 재판도 없이 학살됐다.이들의 시신은 장작불에 태워져 만성리 계곡에 돌로 덮였고, 유족들이 시신을 찾아가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일도 있었다. 희생자의 가족들은 시신이 불에 타 시신을 찾을 길이 없자 죽어서라도 형제처럼 함께하라는 뜻을 담아 형제묘라는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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