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소감은 처음이라 뭘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다 소설을 쓰게 되었나 하는 생각이 드니, 그걸 써야겠습니다.

책과의 첫 만남은 어머니로부터였습니다. 엄마 손 꼭 잡고 도서관에 처음 가봤던 어린이가 지금은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점심시간마다 사람이 없는 학교 도서관에 숨어서, 자습 시간이면 공부하기 싫어서 몰래 책을 읽었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책 읽을 시간에 영어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라고 하셨지만, 그건 재미가 없었습니다. 책을 못 읽게 하시니 국어 교과서를 펴고 무진기행, 날개, 눈길 같은 것들을 읽었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대학에 가서도 전공수업이 재미없어 타과수업을 기웃거리다 문예창작과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소설을 쓰시는 이 교수님께서는 타과생인 제게, 소설을 쓰다가 인생을 망칠 수 있으니 하던 공부 열심히 하라 하셨지만, 강의가 재미있어 계속 들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바로 후회했습니다.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이렇게 많은데 무슨 자신감으로 한가롭게 소설 같은 걸 읽고 쓰고 있었던 거지! 선생님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후회하고 있었는데 상을 받게 되어 기분이 좋습니다. 살다 보면 문득 ‘배워두면 다 쓸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소설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부족하지만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학무지경(學無止境),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하니 항상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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