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주말, 혼자 놀기의 달인답게 오랜만에 드라마 정주행이나 할까 싶어 TV 채널을 돌렸다. 무엇을 볼까 행복한 고민을 하던 중 눈에 띈 드라마 제목은 바로 <슬기로운 감빵생활>, 정말 거슬린다 거슬려! 우리의 ‘슬기로운 언어생활’을 위해 <전대신문>이 두 팔 걷고 준비했다. TV를 볼 때마다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했던 제목들에게 원래 이름을 찾아주자.

▲ 드라마 보는 학생

# 등잔 밑이 어둡다더니… 잘못된 맞춤법. 범인은 바로 너?
바람을 피다? 피우다? 틀리기 쉬운 맞춤법. 자연스럽게 굳어져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고 만다. 옛말에 아는 길도 물어 가랬다. 쓰기 전 다시 한번 확인하자.

① 드라마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피웁니다>
‘바람을 핍니다’는 ‘바람을’이라는 목적어가 있으므로 타동사인 ‘피우다’로 고쳐주는 것이 올바르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사실이 한 가지 있다. 문법은 맞을지언정 바람은 피는 것도 피우는 것도 전부 용납되지 않는다는 것을!

②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 → <장난스러운 키스>
문득 떠오르는 첫사랑의 기억을 방해하는 무언가가 등장했다. 그것은 바로 ‘ㅂ’ 불규칙 용언! ‘-스럽-’의 받침 ‘ㅂ’은 ‘어’로 시작되는 어미 앞에서는 ‘우’로 변하는 불규칙 활용을 한다. 헷갈릴 땐 뽀뽀를 하듯이 입술을 내밀어 보자. 우~

# 잘못 끼운 단어 하나에 발등 찍힌다!
메마른 심장을 촉촉하게 적시는 로맨스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그런데, 한창 무르익는 아련한 분위기를 깨는 불청객이 있다고? 그것은 바로 잘못 쓰인 단어 하나!

①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 <내 머릿속의 지우개>
“내 머리 속에 지우개가 있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주인공 수진의 대사. 어라? 근데 뭔가 이상하다.
‘머리 속’은 실제 머리 내부의 공간을 이야기할 때 쓰는 표현이다. 머리 안의 추상적인 공간을 의미할 때는 ‘머릿속’으로 쓰는 것이 옳다. 자주 해야 할 일을 잊는다면 한 번쯤 의심해보자. “혹시 내 머릿속에도 지우개가···?”

② 영화 <님은 먼 곳에> → <임은 먼 곳에>
사랑하는 남편을 찾아 타지로 떠나는 아내를 그리는 영화 ‘님은 먼 곳에’도 틀린 맞춤법이 존재한다니?! ‘사모하는 사람’을 뜻하는 표준어는 ‘임’이다. ‘님’은 ‘임’의 옛말이다. 전대신문 기자들이 부탁한다. “임아! <전대신문> 페이지를 떠나지 마오”

# 국적 불명! 이건 도대체 어느 나라 말?
외래어가 쓰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제목들. 하지만 정작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것은 거의 없다는데?

① 영화 <어벤져스> → <어벤저스>
악당 타노스에 대항해서 지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멋진 영웅들. 하지만 완벽할 것 같은 그들의 이야기에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바로 외래어 표기가 잘못된 제목이다.
외래어를 표기할 때 ‘ㅑ, ㅖ, ㅛ, ㅠ, ㅒ, ㅕ’ 등의 이중모음은 사용하지 않는다니, 모두 명심하자. 흔들리는 한글 속에서 어지러운 요즘, “어벤저스, 소중한 우리말을 지켜줘!”

② 영화 <미쓰 와이프> → <미스 와이프>
가족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영화 ‘미쓰 와이프’. 여기에도 잘못 표기된 외래어가 숨어 있다. 제목에서 ‘miss(잘못)’ 표기된 ‘미쓰(miss)’가 바로 오류의 주인공이다. 외래어 발음 표기 시 ‘ㅆ’ 같은 된소리를 쓰면 안 되기 때문이다. 쌀쌀한 가을날, 따뜻한 가족영화 ‘미스 와이프’로 마음을 녹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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