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집어등 수거해 시각적으로 재탄생시킨 ‘Luminous’ 작품 눈길

d-Revolution, 9회를 맞이한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관통하는 주제다. ‘d-Revolution’은 ‘Design’과 ‘Revolution’의 합성어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이끈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재발견, 재정립, 재생산에 의한 혁명을 강조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변화의 물결 속에 미래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어둠과 빛 사이, d-Revolution 그 너머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문을 여는 주제관(1관)의 콘셉트는 ‘d-Revolution 그 너머’다. 디자인 혁명이라는 비엔날레의 메인 주제에서 착안해 역사적으로 혁명을 상징하는 빛을 가지고 연출했다. 코로나라는 어둠 속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작은 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디뮤지엄과 완다 바르셀로나_From color to Eternity

디뮤지엄과 완다 바르셀로나의 작품 <From color to Eternity>는 흐드러지게 핀 등나무 꽃의 형상에서 영감을 받아 초현실적인 정원을 구현한 공간 설치작업이다. 수천 개의 등나무 꽃송이들은 백색에서 시작하여 화려한 색으로 이어진다. 펼쳐진 종이꽃은 전시장에 들어가는 것으로도 현실과 다른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김준홍&쟈니브로스×박서영&아트오브서영의 <XTRA>는 BTS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김준홍 감독의 d-Revolution에 대한 해석이 담긴 작품이다. 일상과 차원의 혁명을 만들어 낸 공간 속 화려한 조명 아래 K-POP 중심에 서 있는 환상을 느낄 수 있다.

▲ 이이남_DNA 산수

이이남의 작품 <DNA 산수>는 중국 당나라 말 시인 사공도의 작품 이십사시품(二十四詩品)과 작가 자신의 DNA 텍스트를 활용한다. 생겼다가 사라지는 그림들을 통해 인간의 생명도 삶과 죽음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표현한다. 끝없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산수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자아를 가지기 위한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 부지현_luminous

수명을 다해 불을 밝히지 못하는 폐집어등을 수거해 설치작업으로 재탄생시킨 작품도 있었다. 부지현의 <Luminous>다. 작가는 바다로부터 영향을 받은 자전적 기억과 경험을 공간 안에 시각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작품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수명을 다한 집어등같이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

다양성을 모아 혁명으로
DUB Revolution을 주제로 하는 국제관(2관)은 덥을 주제로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창조된 디자인을 소개한다. 덥은 음악적 기법으로 새로운 독창성을 목표로 외국의 재료와 현지의 문화를 재조합한 예술적인 행위다. 부스와 부스 사이 가림막을 제거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디자인에 환경 더하기

▲ 김상연_우주를 유영하는 고래

AI관(3관)에 위치한 김상연의 <우주를 유영하는 고래>는 플라스틱, 어망, 철 등 해양 쓰레기를 재료로 고래를 형상화했다. 고래의 의사소통 수단인 주파수를 이용한 AI 기술을 활용한다. 해양 쓰레기로 고래를 만들어 해양오염의 위험성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기획전 「메타_가든」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기념전은 ▲광주시립미술관 ▲은암미술관, 특별전은 광주디자인진흥원에서 관람할 수 있다. 기념전과 특별전은 무료입장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시간당 관람 인원 제한으로 온라인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 정문열 <소리의 나무>
인공 자연에 속하는 작품으로 영화 <아바타>에서 나비족이 자연과 소통하는 매개체인 신비한 ‘소리나무’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인공 자연이라는 단어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자연은 과연 온전히 자연으로 불릴 수 있는지, 자연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 서상희 <메타_가든 속 가상정원>
아날로그를 상징하는 실제 식물과 디지털미디어의 영상 이미지를 결합하여 가상정원을 만들어 낸다. 가상과 실재라는 상반된 개념을 동시에 경험하게 하여, 변화하며 다가올 미래 사회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이전과는 다르다. 디자인 작품의 일련의 전시가 아닌 작품들 사이 유기적 상호작용까지 고려한다. 포스트 코로나, 4차 산업혁명 등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지켜야 할 마음의 중심을 생각하게 만든다. 어둠 속에서 빛을, 다양성이 보여주는 가능성을,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관람 후 한 가지 질문이 남는다. 디자인을 통한 혁명이 가능할까. 가능할 것도 같다.  

▲2021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일시: 2021.09.01.-10.31.

관람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5시, 매주 월요일은 휴관)

장소: 광주비엔날레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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