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학교 캠퍼스는 도시환경 내에서 넓은 녹지공간이 발달한, 빌딩 속 녹색 섬과 같은 공간입니다. 우리가 잘 눈치 채지 못하는 여러 종류의 새, 곤충, 동물 등이 여기저기 숨어서 우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오고가는 캠퍼스 속 천연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바로 천연기념물 324-3호 솔부엉이(Ninox scutulata)입니다.

솔부엉이는 야행성 맹금류로 주로 곤충, 거미류, 설치류 등을 잡아먹는 밤의 사냥꾼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여름철새로 찾아와 새끼를 기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형태는 눈이 노랗고 귀깃이 없으며, 머리와 몸 윗면은 어두운 갈색, 배는 흰색이고 갈색의 세로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솔부엉이는 나무구멍에 둥지를 트는데 보통 2-3마리의 새끼를 키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늦은 저녁부터 이른 아침까지 호오- 호오-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어스름이 내린 저녁에 주로 활동하는 밤의 사냥꾼이지요.

2021년 7월, 전남대 생물학과 동물행동생태연구실 연구팀이 교내의 플라타너스 가로수 구멍 속 솔부엉이 둥지를 발견했습니다. 둥지 안에는 새끼 3마리가 이소를 앞두고 거의 다 자란 상태로 있었고, 연구팀이 접근하자 둥지 주변에 있던 어미가 눈을 크게 뜨고 노심초사 연구팀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올빼미 종류의 새끼는 태어날 때 솜털로 덮여있다가 점차 성장하며 솜털이 빠지고 깃털이 자라나는데, 이번에 발견한 새끼들은 이미 깃털이 다 자란,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연구팀이 사다리를 타고 접근하자 부리를 딱딱 부딪히며 위협하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건강한 상태였습니다. 이는 어미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원활히 전달했음을 뜻합니다.

오늘날, 솔부엉이를 비롯한 야행성 맹금류인 올빼미과 조류는 서식지 파괴 및 오염된 먹이의 증가로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어 사람들이 만나기 힘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야행성 맹금류이자 천연기념물인 솔부엉이가 서식하는 것은 전남대학교 캠퍼스가 생태적으로 우수한 서식지임을 뜻하며 교내 자연환경을 잘 보존한 결과임을 말해줍니다. 전남대 캠퍼스에는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원앙, 황조롱이 등의 새들이 함께 살고 있으며, 교내에는 참새, 직박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 청딱다구리, 파랑새, 꾀꼬리 등 흔하디흔한 새부터 보기 힘든 새까지 두루 분포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번식에 성공한 솔부엉이를 보면서, 앞으로도 많은 학생들이 교내에 있는 생물들을 눈여겨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주현 생물학과 동물행동생태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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