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 아니라 정치 피로도 높아
생존과 직결된 정치라는 필요성 느껴야
매체에서 객관적 정치 판단 어려워

<전대신문>이 지난 18일 좌담회를 열어 청년 정치 무관심을 주제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치 무관심이 청년에게 미치는 영향과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좌담회에는 강에스더(정치외교·23)씨, 문소원(산림자원·23)씨, 신이안(사회·17)씨, 이명하(사회·23)씨가 참석한 가운데 제1학생마루 신문방송사 세미나실에서 진행됐다.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고 생각하는가?

문소원(산림자원·23)씨
문소원(산림자원·23)씨

문소원(문): 무관심하다. 요즘은 불만 있는 정책이 있어도 나서서 행동하는 학생들이 적다. 또한 정치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치와 조금이라도 관련됐다고 생각하는 일은 피하고 본다.

신이안(신):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청년들이 정치에 일절 무관심한 건 아니다.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기보단, 정치에 피로함을 느끼는 것이다.

이명하(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하다. 요즘 청년 사이에서 정치는 ‘밈’(Meme)으로 소비된다. 심층적인 이야기보단 색깔론(사상에 대한 정치적 시비)과 혐오, 반(反)PC(Political Correctness)주의가 중심이다. 정치를 밈으로 소비하는 모습을 보면 겉으로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는 정치 무관심 상태에 놓여있다고 본다.

강에스더(강): 청년이 정치에 무관심한 게 아니다. 환경이 청년을 정치에 무관심하게 만든다. 정치가 청년 사이에서 밈으로 소비되는 것을 보면 청년이 정치에 아예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정치 밈은 사회에 대한 풍자와 의견 표출일 수 있다.

청년의 정치 참여가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

신이안(사회·17)씨
신이안(사회·17)씨

신: 정치에는 청년의 자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청년 정치인도 보여주기 식으로만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청년 정치인이지만 청년으로서 대표성을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 공권력에 대한 신뢰 저하 문제도 있다. 세월호 참사나 이태원 참사 등 청년세대가 겪은 사회적 참사는 청년 세대를 결집시키기보다 체념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이렇게 청년세대가 겪은 사회적 참사는 사람들이 모이면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밑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문: 미디어 환경 또한 청년 정치 무관심에 한몫한다. 알고리즘이 유저가 관심 있어 하는 주제만 보여주기 때문에 애초에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정치와 관련된 내용을 보기 어렵다.

강: 다가가기 어려운 정치 분위기가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좌담회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는 정치다. 정치는 우리 일상생활에 항상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들이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를 한다는 게 나쁜 의미로만 인식되고 있다.

이: 동의한다. 청년들은 정치를 좁은 의미의 정치로만 받아들인다.

청년의 정치 무관심이 사회 및 청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강에스더(정치외교·23)씨
강에스더(정치외교·23)씨

문: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할수록 ‘언론 플레이’에 잡아먹힐 수밖에 없다. 정치적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자극적인 소재의 뉴스를 풀어서 청년의 눈을 가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문제가 생길 때 반발해야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눈치를 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청년을 위한 정치는 점점 더 사라질 것이다.

강: 정치 무관심이라는 건 청년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없는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면 정치인들은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없더라도 단지 표를 얻기 위해 자극적인 공약만 많이 내세울 것이다.

이: 현시점에서 지금 당장 청년한테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신: 청년들은 요즘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 상에 자신들의 의견을 내보낸다. 청년들의 의견이 정치인이나 정당을 경유해서 보여지지 않는 것이다. 그럴 경우 문제 해결에 중심을 두기보다는 집단 간의 갈등에 중심을 두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청년들의 의견이 정치판에서 논의되지 못하고 계속 온라인상에서만 나온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 해결보단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정치 참여가 중요한 이유는?

이명하(사회·23)씨
이명하(사회·23)씨

이: 나의 의식주와 생존을 위해서라도 정치 참여에 좀 더 필요성을 느낄 필요가 있다. 당장의 투표 결과가 경제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 현재 모아지거나 알려지지 않는 청년들의 의견들이 대표되기 위해서라도 청년들의 정치 참여가 더 활발해야 한다. 청년들이 정치에 느끼고 있는 피로감 또한 대표되어야 한다. 정책을 만들 때는 정책이 적용되는 대상자들의 필요성이 반영된다. 요즘 청년 세대에서 1인 가구 청년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의 안전 문제가 많은데 정책 논의 현장을 보면 이런 것들은 크게 거론되지 않는다. 정책을 만들 때 청년들의 필요성이 포착되기 위해서라도 청년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문: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정책들은 우리가 사회에 나갔을 때와 직결된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는 게 중요하다.

강: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는 게 정치 참여의 장점이자 중요성이다. 정치가 우리 삶과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취업이나 물가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고 이 과정 자체가 결국 정치라는 영역에 들어간다. 정치는 모든 일상 속에 있다. 그렇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청년의 정치 참여를 높일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나?

이의진(사회21) 전대신문 대학팀장
이의진(사회·21) 전대신문 대학팀장

강: 정치가 우리 일상에 얼마나 중요한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정치를 정치라 인식하지 못하는 건 큰 문제다. 그 인식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교육이다. 정치 교육은 청소년 때부터 해야 한다. 또한 미디어 노출만큼 정치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정치 참여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공익 광고를 할 수도 있다. 공익 광고는 꼭 정치랑 멀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데, 정치에 참여해달라는 내용은 공익 광고에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한다.

이: 동의한다. 넓은 의미의 정치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문: 청소년기부터 정치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또한 정치 상황을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전달해 줄 수 있는 뉴스 매체도 필요하다. 요즘 정치 콘텐츠들은 정치 상황을 객관적으로 전달한다기보다, 경쟁 상대를 깎아내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신뢰가 가지 않는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 상황을 청년 입장에서 정리 해주고 청년들이 접하기 쉬운 SNS 공간에 소식을 전달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청년들이 정치 내용을 접하며 자기 의견도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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